Memory, Algorithm, Signal
: From The Sound
기억, 알고리즘, 시그널 : 소리로부터 • 2024
From The Sound • 소리로부터
공간의 소리를 채집한다.
전시의 작업들은 물질을 통해 시간이 연결되어 있음을 표현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공간으로 확장되었다. 작가는 잊혀진 공간, 과거 어느 시점에는 분주하게 드나들고 쓰임이 있었던 공간이 현재는 어떠한 이유로 폐쇄되거나 버려지고 방치되기까지 한 곳을 찾아다닌다. 그러한 공간에 들어서서 공기의 흐름을 느끼고 공간의 소리를 담아 본다. 주위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사라졌다하더라도 과거 그 곳에 머물렀던 이들과 소리를 공유하며 그것을 채집하기로 했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고, 들리지만 들리지 않는 공간의 소리는 그렇게 우리를 연결한다.
소리에서 색으로 전환한다.
직조물은 색을 가진 선들이 만나고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방식이지만 이것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치밀하게 계산되고 설계된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이것은 직조가 알고리즘의 구현체이면서 이미지이기한 이유이다.
직조의 매커니즘과 컴퓨터의 알고리즘을 결합하여 서로의 관계성을 토대로 보이지 않는 소리를 가시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고자 하였다. 이는 채집된 소리의 데이터를 특정시간대 주파수를 분석하여 작가가 지정한 colormap을 토대로 색선으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작가는 채집한 소리를 데이터화하여 디지털화한 것에 실이라는 물성을 대입하여 직조물을 제작한다. 즉, 비물질의 속성을 지닌 소리는 빛이 되고 색이 되는 과정을 거쳐 물질이 되어 우리 앞에 마주한다.
발광소자와 심박센서를 연결한 체험형 직물조형
빛이 나는 유기 소재인 광섬유와 거칠고 자연적인 안동삼실과 부드럽고 광택이 있는 인견사를 사용하여 이중직 직물 구조를 활용하여 발광직물을 제작한다. 직물의 기하하적 패턴은 수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소수의 조합 또는 피보나치 수열의 수를 토대로 위사를 삽입하여 공간의 크기를 증감시킨다. 직조물을 제작하는 방식은 수들의 조합에 의해 만들어지는 알고리즘의 논리를 따른다. 하지만 작업을 구동하는 체계는 이러한 매커니즘을 다시 비틀어본다. 삽입된 발광소자는 심박센서와 연동되어 관람자의 심박에 따라 소리와 빛을 발산한다. 빛에 의해 확장된 공간은 향유자에게 낯선 경험을 제공하고 이 빛은 소리와 연동되어 출력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교차점, 과거-현재-미래의 교차점, 관계들의 교차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또 만나게 될까.